약간 안타까운 뻘글

저작권 강화가 글빨이 아니라, 스크랩이나 무단스캔한 쪽만화, 정체불명의 이미지들로 연명해오던 사람들에게 큰 타격이라면, 이런 부류에 들어가는 꽤 유명했던 블로거는 다인의 편의점이 있겠다. 과연 이 난국을 어떻게 해쳐가고 있나 실로 몇년만에 가 봤는데.

오래 전부터 그녀의 포스팅은 화상과 이모티콘에 기대고 있었다. 본문 자체야 별 의미없이 맛있네염 맛없어염으로 딱 이분되는 내용이었고 맛없을 때 혹은 맛있을 때 이에 걸맞는 적절한 화상이 튀어나오는 재미가 포스팅의 매력이었다. (나도 한때 재밌게 읽었다) 몇 그램의 마요네즈가 덜 들어가야 담백해진다든가 그러면 칼로리가 얼마 높아지는지 혹은 참치와 밥의 균등한 분배에 실패해서 느끼하기 때문에 밥에 몇g 후추간을 더 해야 한다거나, 하루 필요 단백질의 몇 %를 얻을 수 있다는 등등등 심품영양학적인 딱딱한 내용이었다면 아마 그리 유명하지 못했을 것이다. 비록 그게 합법적인 이미지였는지 알길은 없다만 홀로 놓고 보면 전혀 재밌지 않은 이미지를 가져와 자기 포스팅 안에 적절하게 배치하는 기술이 뛰어났다고 할까.

그녀는 이제 이런 음지에 가려진 이미지를 가져와 재밌게 가공하는 기술을 써먹을 수가 없게 됐다. 포스팅을 지탱해주던 화상이 없어지니까 당연히 그녀의 김밥 얘기엔 더이상 생기가 없다.ㅋㅋ 자기가 먹은 음식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것도 꽤 오래 해온 거 같은데 사진기술 한참 더 배워야 겠구나. 생각만 들고. 근데 남 얘기나 하고 있다니 나도 한심하군..

by allthat | 2009/07/05 15:29 | - 인생실격 | 트랙백 | 덧글(0)

괴혼온라인 FGT

괴혼(온라인)의 최종 목표는 거대한 덩어리지만, 실상 이 목표에 도달키 위해 최적의 패쓰를 찾는 것도 아주 중요한 게임플레이다. 물론 이건 싱글플레이 얘기. 괴혼온라인은, 대개의 싱글플레이 기반 게임이 온라인으로 옮겨 올 때 여러 가지 문제점이 따라오거나 신규발생하는 데 반해, 그 이적이 꽤 잘 된 케이스가 아닐까 생각된다. 게다가 싱글플레이에서 빠른 접착용으로 쓰이는 왕자대쉬를 그대로 멀티플레이에 공격기로 적용시킨 점은 훌륭하다.

멀티플레이에 와서도 우람찬 덩어리라는 기본적인 게임플레이는 변하지 않지만, 최적의 패쓰를 찾는 건 큰 의미가 없어졌다. 흩어진 자원 사이에는 재빨리 매스를 키워 거대한 덩어리로 갈 수 있는 비교적 큰 자원이 있고, 이런 자원에 접근하는 가장 빠른 패쓰를 가지고 있어도 누군가 중간에 이를 가로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플레이어는 남은 자잘한 자원을 가지고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하거나, 왕자대쉬로 다른 플레이어의 덩어리 크기를 줄여서, 내 덩어리가 돋보이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게 멀티플레이의 주요한 게임플레이가 된다.

최적의 패쓰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당구장에서 칩 모으기는 이 게임에서 가장 설계를 잘 한 멀티플레이용 맵이다. 코어를 당구공으로, 왕자대쉬를 치는 동작에 빗댄 센스도 좋고, 배경으로 삽입한 당구공이나 쇠똥구리를 이용해 플레이어가 잔꾀를 부리도록 한 플레이설계가 재밌다. 반면 이건 좀 아닌데 분위기가 풍기는 맵이라면 장군 먼저 붙이기. 이 맵 같은 경우 시작 지점에서 뛰어내려 동선을 타다가 자전거를 접착한 후 바로 장군러쉬 메세지가 뜨기까지 30초~34초. 대부분 반대편 운동장엔 가지도 않는다.(가면 바보) 말하자면 맵의 50%는 쓸모가 없다는 얘기다. 신경은 쓴 거 같은데 별로인 맵은 전통혼례. 주말 이틀간 내 방문에 LockDown을 걸고 연짱 이 맵만을 팠는데. 일단 이 맵에 정원 6명은 너무 많다. 피직스 적용으로 왕자대쉬가 작열해서 자원이 흩날리는 순간마다 심히 끊기는 것도 문제지만, 빠르게 큰 덩어리로 가는 자원인 큰북(1m72) 혹은 인간(1m80)이 붙기 전까지 내 이동경로에 다른 플레이어는 물론 여기저기 산재한 자원이 상당히 걸리적 거린다. 전통혼례라는 우리나라 테마를 구현한 건 좋았는데 이것 때문에 플레이가 답답하다. 어디까지나 괴혼의 기본 게임플레이는 덩어리를 굴린다는 점인데 말이다.

지난달 11일에는 가까스로 지름 880미터의 달을 만들 수 있었다, 는 박민규(-카스테라, 2005-)의 단편소설에서 괴혼이라는 게임의 존재를 알았기 때문에, 저런 한심한 작자가 할 정도면 재밌는 게임이겠군! 그럼 어디 내가 해보지! 했지만 괜찮은 게임플레이에도 불구하고, 정말 미칠 듯이 재밌다, 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어? (미안 괴혼괴발팀)

소녀시대의 공포영화제작소를 시청하다가, 불현듯 그 이유를 깨달았는데. 아무래도 원작 역시 기본적인 게임플레이가 원래 무지하게 재밌는 건 아니었다는 것이다. 원작을 해본 적이 없어 확실치 않지만, 들려오는 인터넷의 풍문에 배꼽잡는 아바마마와 사촌들에게 홀딱 반했다는 얘기는 넘치는데 반해 정작 뭐 하는 게임이죠? 라는 질문에는 아 이거요 공 굴리는 게임이요. 라는 소리가 거의 다다. 말하자면 이 게임은 아바바마와 사촌들이 내뱉는 농담의 분위기를 타는 게임이 아닐까 싶은 거다. 하지만 현재 그런 점은 뭐, 솔직히 찾질 못했다.(유머작가라도 한 명 섭외하든지)

정리하면 원래부터 독특한 게임콘셉에 비해 게임플레이가 그리 재밌는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분위기를 타면서 게임플레이와 연계될 때는 상당히 몰입할 수 있는 게임 되겠다. 그래서 원작의 알맹이가 빠진 현재의 괴혼온라인은 좀 암울하다는 결론이고, 앞으로 이 원작의 핫! 한 분위기를 멀티플레이로 가져오지 않는 이상은, 눈 먼 경품사냥꾼들만 꼬일 뿐.


*콜오브듀티4 풀옵하는 시스템에서 온란겜이 버벅거리니 답이 없다.

by allthat | 2009/06/08 09:42 | - 오락실탐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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