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혼온라인 FGT

괴혼(온라인)의 최종 목표는 거대한 덩어리지만, 실상 이 목표에 도달키 위해 최적의 패쓰를 찾는 것도 아주 중요한 게임플레이다. 물론 이건 싱글플레이 얘기. 괴혼온라인은, 대개의 싱글플레이 기반 게임이 온라인으로 옮겨 올 때 여러 가지 문제점이 따라오거나 신규발생하는 데 반해, 그 이적이 꽤 잘 된 케이스가 아닐까 생각된다. 게다가 싱글플레이에서 빠른 접착용으로 쓰이는 왕자대쉬를 그대로 멀티플레이에 공격기로 적용시킨 점은 훌륭하다.

멀티플레이에 와서도 우람찬 덩어리라는 기본적인 게임플레이는 변하지 않지만, 최적의 패쓰를 찾는 건 큰 의미가 없어졌다. 흩어진 자원 사이에는 재빨리 매스를 키워 거대한 덩어리로 갈 수 있는 비교적 큰 자원이 있고, 이런 자원에 접근하는 가장 빠른 패쓰를 가지고 있어도 누군가 중간에 이를 가로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플레이어는 남은 자잘한 자원을 가지고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하거나, 왕자대쉬로 다른 플레이어의 덩어리 크기를 줄여서, 내 덩어리가 돋보이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게 멀티플레이의 주요한 게임플레이가 된다.

최적의 패쓰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당구장에서 칩 모으기는 이 게임에서 가장 설계를 잘 한 멀티플레이용 맵이다. 코어를 당구공으로, 왕자대쉬를 치는 동작에 빗댄 센스도 좋고, 배경으로 삽입한 당구공이나 쇠똥구리를 이용해 플레이어가 잔꾀를 부리도록 한 플레이설계가 재밌다. 반면 이건 좀 아닌데 분위기가 풍기는 맵이라면 장군 먼저 붙이기. 이 맵 같은 경우 시작 지점에서 뛰어내려 동선을 타다가 자전거를 접착한 후 바로 장군러쉬 메세지가 뜨기까지 30초~34초. 대부분 반대편 운동장엔 가지도 않는다.(가면 바보) 말하자면 맵의 50%는 쓸모가 없다는 얘기다. 신경은 쓴 거 같은데 별로인 맵은 전통혼례. 주말 이틀간 내 방문에 LockDown을 걸고 연짱 이 맵만을 팠는데. 일단 이 맵에 정원 6명은 너무 많다. 피직스 적용으로 왕자대쉬가 작열해서 자원이 흩날리는 순간마다 심히 끊기는 것도 문제지만, 빠르게 큰 덩어리로 가는 자원인 큰북(1m72) 혹은 인간(1m80)이 붙기 전까지 내 이동경로에 다른 플레이어는 물론 여기저기 산재한 자원이 상당히 걸리적 거린다. 전통혼례라는 우리나라 테마를 구현한 건 좋았는데 이것 때문에 플레이가 답답하다. 어디까지나 괴혼의 기본 게임플레이는 덩어리를 굴린다는 점인데 말이다.

지난달 11일에는 가까스로 지름 880미터의 달을 만들 수 있었다, 는 박민규(-카스테라, 2005-)의 단편소설에서 괴혼이라는 게임의 존재를 알았기 때문에, 저런 한심한 작자가 할 정도면 재밌는 게임이겠군! 그럼 어디 내가 해보지! 했지만 괜찮은 게임플레이에도 불구하고, 정말 미칠 듯이 재밌다, 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어? (미안 괴혼괴발팀)

소녀시대의 공포영화제작소를 시청하다가, 불현듯 그 이유를 깨달았는데. 아무래도 원작 역시 기본적인 게임플레이가 원래 무지하게 재밌는 건 아니었다는 것이다. 원작을 해본 적이 없어 확실치 않지만, 들려오는 인터넷의 풍문에 배꼽잡는 아바마마와 사촌들에게 홀딱 반했다는 얘기는 넘치는데 반해 정작 뭐 하는 게임이죠? 라는 질문에는 아 이거요 공 굴리는 게임이요. 라는 소리가 거의 다다. 말하자면 이 게임은 아바바마와 사촌들이 내뱉는 농담의 분위기를 타는 게임이 아닐까 싶은 거다. 하지만 현재 그런 점은 뭐, 솔직히 찾질 못했다.(유머작가라도 한 명 섭외하든지)

정리하면 원래부터 독특한 게임콘셉에 비해 게임플레이가 그리 재밌는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분위기를 타면서 게임플레이와 연계될 때는 상당히 몰입할 수 있는 게임 되겠다. 그래서 원작의 알맹이가 빠진 현재의 괴혼온라인은 좀 암울하다는 결론이고, 앞으로 이 원작의 핫! 한 분위기를 멀티플레이로 가져오지 않는 이상은, 눈 먼 경품사냥꾼들만 꼬일 뿐.


*콜오브듀티4 풀옵하는 시스템에서 온란겜이 버벅거리니 답이 없다.

by allthat | 2009/06/08 09:42 | - 오락실탐험 | 트랙백 | 덧글(0)

서버 다운을 지지함. 아니했음.

서버 다운을 원하지 않았던 거지. 그 시간에 게임을 하겠다고 말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만일 서버 다운이 없었고 어떤 플레이어가 72시간 연짱 촐기를 빨다가 갑자기 발작해 뒈졌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응, 그색히 대통령 장례식날 리뉘지 하다가 뒈진 놈. 이라고 욕만 할까?

그래도 아직은 죽은 사람의 허물을 덮어주려는 미덕이 대한민국에는 남아있는 것이다. 우리는 촐기를 빨다가 뒈진 그 플레이어를 욕하면서도 이제 그가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갔다는 사실에 안타까워 할 것이다. 옛다 이왕 뒈진 거 좋은 곳으로 가라. 자살한 인간 하나 때문에 패떳이 결방되었다고 징징대는 놈이 그랬대도 마찬가지 일 거다.

하물며 전직 대통령의 장례식이었다. 떠난 사람으로서 우리는 그의 허물을 덮어주려는 것이고 해서 애도를 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아니라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결국은 그도 좋은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에 좀 오래 슬퍼하는 것이다.

머언 훗날 할아버지는 가장 인간적인 대통령의 장례식날 무얼했어요 라는 질문에 응 게임 하고 답할 건 아니지 않나. 서버 다운은 지금 컴퓨터 앞에 있는 당신을 나아가 게임을 취미로 삼고 있는 사람들 전부를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고마워하셈.

by allthat | 2009/05/29 23:57 | - 오락실탐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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