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잡담

작년, 병원에 입원했을 때 내 옆 병상에는 이제 슬슬 할아버지로 넘어가는 연세의 아저씨(?)가 먼저 와 있었다. 다리가 부러졌다는 이 아저씨는 오지랖이 대단했다. 병실에 오고 가는 사람을 일일히 관찰했고 대화에 끼어들었으며 꼭 한마디를 덧붙였다. 한 번은 아비에게 반말하는 아들을 보고는 부모와 자식 간에 반말은 남이 없는 자리에서나 해야지 이런 곳에서는 존대로 -요를 붙어야 하지 않냐고 그 부자가 떠나자 마자 예의가 없다고 꾸짖었다. 심지어 “나는요 아직도 밖에서 마눌을 부를때 존대를 씁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방귀를 뀌었다.

by allthat | 2007/10/27 21:32 | - 인생, 배우다 | 트랙백 | 덧글(0)

다들 잘 지내고 계십니까?

은신중에도 일주일에 두 차례 영화관에 출근하고 있다. 그중 인상깊었던 것만 요약.

다이하드 4.0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다가올 신미래를 대비해 충고하건데, 오덕후가 되려면 컴터오덕후가 되야 한다. 대표적 애니오덕후, 게임오덕후는 결코 세상을 구하지 못할 것이다. 매트릭스 이후 컴터오덕후는 세계를 구하고 재창조하는 디지털영웅이 되었다. 얼마나 멎진가. 타락한 세계를 구하는 컴터오덕후의 이야기. 이것은 쭉 재활용 될 게다. 게다가 여기서는 아날로그 중독자가 오덕후를 지켜주기까지 하니 이건 뭐. 만점짜리 액션의 향연.

트랜스포머
오래전부터 영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진짜라고 착각하게 만들어 왔다. 이 영화 개봉 이후 그런 현상이 증가했을 거다. 자기 자동차에게 말을 건네는 사람이 목격되었다는 4컷 만화도 있고, 물론 나는 해보지 않았습니다.

해리포터
해리포터가 도대체 어디가 재미있다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다. 혹시 나는 이 영화의 포인트를 잡아내지 못하는 걸까. 그렇다면 누가 좀 알려주세요. 마지막 마법파이트 장면을 빼고는 산소부족현상으로 인한 하품릴레이.

기담
실제로 귀신은 없는데 귀신이 나온다. 이름 모를 여성의 찰나적인 괴성에 더욱 긴장감을 더했던 영화. 이제 공포영화는 관객의 괴성도 제작 차원에서 고려해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흐음.

by allthat | 2007/07/29 13:05 | - 문화건달 | 트랙백 | 덧글(0)

포르노의 전도

OCN의 달콤살벌한 연인을 보다 불현듯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까지 포르노에 탐닉했던 이유는 학습하기 위함과 정상을 확인하는 유일한 통로가 아닐까 생각했다. 알다시피 현대에 인간의 섹스는 야생의 그것과는 달라서 부모라도 자식에게 보여주는 건 불법이다. 수렵의 시대에야 탁 터놓고 앞으로 뒤로 줄창 해대면서 저절로 자식과 주변에 학습효과를 제공했지만 이 섹스가 밤의 영역으로 기어든 후 직접 배우기란 불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몸은 알고 있다의 ‘본능’ 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주위에는 사춘기가 되어서도 잠만 자면 애기가 나온다고 믿고 있는 학생들이 많았던 거지. 상투를 틀던 시절에 다 큰 사내가 합방하는 법을 따로 배워야 했던 이유는 뭔가. 성교육을 하는 이유는 올바른 성도덕을 함양하기 위함도 있지만 이런 대리학습의 효과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런 교육은 말그대로 이론적이어서 여기에 충족하지 못하고 좀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체물을 찾게 되었고 실제로 그리고 유일하게 타인의 섹스를 목격할 수 있는 포르노 비디오(인위적이지만) 가 이용되었던 것이다.

근데 타인의 섹스를 관람할 수 없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을 하나 더 말해보자면 자신과 상대의 섹스가 생물학적으로 정상적인 것인지 판별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 - 의 결합이지만 은밀히 행해지는 만큼 + +, - -, +++, --- 조합이 생겨났어도 사람들은 몰랐기 때문이다. 덕분에 1948년 킨제이 보고서에 까발려진대로 동물과는 달리 인간의 섹스 행위가 엄청나게 다양하게 발전했던 것이다! 이제 나는 아담와 이브의 부끄러운 신화가 아닌 어째서 인간의 섹스가 밤의 영역으로 기어들었는지 이를 보충할 다른 내용을 찾아야 한다. 그럼으로서 타락하고 끈적거리는 존재에서 포르노의 놀라운 전도를 목격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지금 인터넷 교보문고를 뒤지고 앉아 있다. (한가한 걸까..;)

by allthat | 2007/05/15 21:10 | - 문화건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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