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다운을 지지함. 아니했음.

서버 다운을 원하지 않았던 거지. 그 시간에 게임을 하겠다고 말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만일 서버 다운이 없었고 어떤 플레이어가 72시간 연짱 촐기를 빨다가 갑자기 발작해 뒈졌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응, 그색히 대통령 장례식날 리뉘지 하다가 뒈진 놈. 이라고 욕만 할까?

그래도 아직은 죽은 사람의 허물을 덮어주려는 미덕이 대한민국에는 남아있는 것이다. 우리는 촐기를 빨다가 뒈진 그 플레이어를 욕하면서도 이제 그가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갔다는 사실에 안타까워 할 것이다. 옛다 이왕 뒈진 거 좋은 곳으로 가라. 자살한 인간 하나 때문에 패떳이 결방되었다고 징징대는 놈이 그랬대도 마찬가지 일 거다.

하물며 전직 대통령의 장례식이었다. 떠난 사람으로서 우리는 그의 허물을 덮어주려는 것이고 해서 애도를 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아니라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결국은 그도 좋은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에 좀 오래 슬퍼하는 것이다.

머언 훗날 할아버지는 가장 인간적인 대통령의 장례식날 무얼했어요 라는 질문에 응 게임 하고 답할 건 아니지 않나. 서버 다운은 지금 컴퓨터 앞에 있는 당신을 나아가 게임을 취미로 삼고 있는 사람들 전부를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고마워하셈.

by allthat | 2009/05/29 23:57 | - 오락실탐험 | 트랙백 | 덧글(0)

김훈은 쓰다

김영하야 자기 싸이를 통째 책으로 낸 사람이니 그렇다치자. 박민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분명 으슥한 곳에서 열심히 투닥거리고 있을 거다. 성석제가 온라인에 연재를 하고 있다고 어디선가 본 거 같다. 그리고 이외수는 씨발 좃같네요 같은 댓글을 달고 다니더라.(히익!)

내가 김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어떤 인터뷰 동영상이었다. 거기서 김훈은 아득하다라는 어휘를 자주 사용했는데 솔까말 제법 멋졌다. 인터뷰어가 상아탑스런 질문을 내뱉을 때마다 내 인상은 찡그려졌지만, 나즈막하게 울리는 저음 속 김훈의 어휘는 부드러웠다. 그의 목구멍을 통과하면 낯 뜨거운 말도 풍화되어 듣기 좋게 변했다. 말을 아름답게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책과 수필,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기계와 상종 못 할 인간임을 자처했던 그가 온라인에 글을 쓴단다. 나는 김훈의 소설보다 수필을 좋아해서 이런 소식이 반갑다. 나는 김훈이 기계 안으로 소설을 넣을 때마다 그 기계 속에서 재잘거리는 생명력에 눈떳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런 그의 시도가 수필까지 이어졌으면 한다. 원고지에 쓸지, 직접 키보드를 투닥거리며 글을 쓸지는 여전히 많은 사람의 관심사지만, 나는 그가 '김훈 쓰다' 라고 하지 않고 '김훈은 겨우 쓰다' 라고 한 게 걸린다. 어느날 사표 한 장 달랑 던지고 떠나던 사람이었으니까.


*박민규 YES24에서 연재하고 있더군요. 험..이제 양귀자만 남은 건가.

by allthat | 2009/04/29 11:30 | - 문화건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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